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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바이트댄스·즈푸 AI 모델 해외 접근 제한 검토 — AI를 국가안보 자산으로 선언한 베이징의 새 전선

2026년 7월 14일·10분 읽기
중국 베이징 — 알리바바·바이트댄스·즈푸 AI 모델 해외 접근 제한 검토

2026년 7월 7일, 로이터 통신이 단독 보도한 뉴스 하나가 글로벌 AI 업계를 흔들었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한 달간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즈푸AI(Z.ai) 등 자국 대표 AI 기업들과 잇따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자국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제한이 단순히 상용 폐쇄형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개발자들이 무료로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리바바의 Qwen, 바이트댄스의 Doubao, 즈푸AI의 GLM-5.2 — 이들은 성능 대비 비용 효율이 높아 미국산 AI의 저비용 대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온 모델들입니다. 만약 중국이 이들 모델에 해외 접근 차단 조치를 단행한다면, 그 여파는 단순한 경쟁 제한을 넘어 'AI 분리(AI Decoupling)'의 새로운 국면, 즉 분리가 미국에서 중국 방향으로만 흐르던 일방통행에서 양방향 차단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제한하려 하는가 — 대상 모델과 규제 범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논의에 참여한 기업은 크게 세 곳입니다. 알리바바(Alibaba)의 Qwen 시리즈, 바이트댄스(ByteDance)의 Doubao, 즈푸AI(Z.ai, 智谱AI)의 GLM-5.2가 핵심 대상입니다. 이 중 즈푸AI의 GLM-5.2는 미국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낮은 비용으로 구현한다고 평가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아 온 모델입니다. 알리바바의 Qwen과 바이트댄스의 Doubao 역시 국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오픈소스 대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 논의의 범위는 기존의 상업적 수출 통제 개념을 훨씬 넘어섭니다. 중국 당국이 검토 중인 제한 조치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폐쇄형(closed-source) 모델뿐 아니라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 즉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해 자신의 서버에서 실행할 수 있는 모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합니다. 이는 오픈소스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례 없는 조치입니다. 둘째, 현재 공개된 모델뿐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차세대 모델에도 선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규제 틀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셋째, 규제 위반—즉 AI 모델의 무단 유출이나 도용—을 중국의 국가안보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됐습니다. AI 기술 자체를 국가 자산으로 규정하고 그 보호를 안보 문제로 격상시키는 것입니다.

3단계 규제 체계 — 중국 법학자들이 제안한 분류 방식

이번 논의 과정에서 중국 법학자들은 AI 모델을 위험도와 전략적 중요도에 따라 세 단계로 분류하는 규제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1단계(기초 도구)는 가벼운 신고 절차만으로 해외 이용을 허용하는 일반 AI 모델입니다. 2단계(고성능 모델)는 보안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해외 이용이 가능한 모델로, 정부 기관의 사전 검토가 의무화됩니다. 3단계(최첨단·전략 모델)는 원칙적으로 국내 이용만 허용되며, 해외 접근이 전면 제한되는 최고 등급입니다. 이 3단계 체계는 미국이 AI 칩 수출을 통제할 때 사용하는 'Tier 1·2·3 국가 분류'와 구조적으로 유사합니다. 즉,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 문법을 AI 모델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규제 틀 내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제안은 외국인 투자 제한입니다. 현재 미국·유럽·한국 등의 벤처캐피털이 중국 AI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데, 이 채널을 통해 첨단 AI 기술과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이 중국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이는 화웨이 사태 이후 미국이 중국 반도체·통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한 것과 정확히 대칭적인 조치입니다.

앤트로픽 Claude Code 차단 사건 — 양방향 AI 분리의 실제

중국의 AI 모델 해외 접근 제한 논의가 불거지기 직전,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또 다른 AI 충돌이 있었습니다. 중국 국가 취약점 데이터베이스(CNVD)가 앤트로픽(Anthropic)의 AI 코딩 도구 'Claude Code'에 사용자의 위치·신원 정보를 동의 없이 전송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이 존재한다고 공표했고, 알리바바는 7월 10일부터 자사 임직원의 Claude Code 사용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앤트로픽 측은 이에 대해 중국 기업들이 '증류(distillation)' 기법으로 Claude 모델을 활용해 경쟁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행위를 문제 삼으며 중국 시장에서의 접근을 제한해 왔습니다. 중국 측은 증류는 업계 표준 관행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자국 AI 모델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고, 중국은 자국 AI 모델에 대한 외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상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AI 분리가 양방향으로 가속화되는 이 흐름은 기술 패권 경쟁이 단순한 반도체·통신 영역을 넘어 AI 소프트웨어 레이어 자체로 확장됐음을 의미합니다.

글로벌 AI 분리의 파장 — 개발자·기업·한국에 미치는 영향

만약 중국이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해외 접근을 제한한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납니다. 현재 전 세계 AI 개발자들은 알리바바 Qwen이나 즈푸 GLM 시리즈를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등 오픈소스 플랫폼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델은 성능은 GPT-4o급에 근접하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아, 스타트업·중소기업·연구기관에 사실상의 글로벌 표준 오픈소스 AI 역할을 해왔습니다. 접근이 차단된다면 이들은 더 비싼 미국산 모델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비용 증가와 기술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직접적입니다. 네이버·카카오·LG AI연구원·삼성 등 국내 AI 개발 주체들은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 레이어로 활용하거나 비교 벤치마크로 사용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AI 기본법 시행(2026년 8월)을 앞두고 해외 AI 모델 의존도 및 공급망 다양화 전략을 이미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의 오픈소스 AI 차단은 이 전략을 더욱 시급한 과제로 만들 것입니다.

또한 이번 논의는 AI 거버넌스에서 '오픈소스의 국적' 문제를 새로운 의제로 부상시킵니다. 그동안 오픈소스 AI 모델은 특정 국가의 법규 적용을 넘어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 오픈소스 모델에 접근 제한을 부과할 경우, 이 상식은 무너집니다. 더 나아가 미국 역시 과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모델 가중치(weight) 공개에 대한 규제 논의를 진행했고, 트럼프 행정부 역시 첨단 AI의 해외 유출을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오픈소스 AI도 '국적'과 '국경'을 가질 수 있다는 현실이 글로벌 AI 생태계에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전망 — 확정은 아직,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중요한 점은 이번에 보도된 내용이 아직 '검토 중인 방안'이라는 사실입니다. 구체적인 시행 범위도 미확정이며, 일부 보도에 따르면 기존 모델보다는 앞으로 공개될 차세대 모델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방안을 확인하거나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합니다. 중국 상무부가 자국 대표 AI 기업들과 잇달아 비공개 회의를 열고, 국가안보 프레임으로 AI 모델 유통을 논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신호입니다. 미국이 AI 칩 수출 통제 → AI 모델 접근 통제 순서로 규제를 강화해 온 것처럼, 중국도 이제 AI 모델을 국가 자산으로 규정하고 그 유통을 국가가 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국가 자산으로서의 AI'라는 개념이 이제 공식 어젠다로 부상했다는 것, 이것이 2026년 7월 이 사건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입니다.

결론 — AI 오픈소스 시대의 종말인가, 새로운 균형의 시작인가

중국의 AI 모델 해외 접근 제한 논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닙니다. 이는 AI 기술의 지정학적 성격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입니다. 오픈소스 AI가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지식 자산이라는 기존 패러다임이 도전받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AI를 국가 자산, 안보 자산, 전략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AI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은 이 흐름을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반 모델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AI 오픈소스 생태계의 미래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해 한국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AI 분리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와 딥페이크 피해 측면에서도 이 분리는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국가에서만 접근 가능한 AI 도구들이 피해자 지원 기술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