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동료 딥페이크 1,141개 제작 중국인 유학생 징역 1년 6개월 쌍방항소 — '낭만 딥페이크'도 성범죄 판결, 2026년 9월 한국 디지털 성범죄 판례 완전 분석

2026년 9월 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5단독 권소영 판사는 대학원 연구실 동료 7명의 얼굴을 AI로 합성해 딥페이크 성착취물 1,141개를 제작한 중국인 유학생 A씨(30)에게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배포 상습)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1인당 700만 원씩 공탁한 합의금은 전원 수령을 거부했고, 검찰과 피고인 양쪽 모두 9월 15일 항소장을 제출해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갔습니다. 같은 달 11일에는 서울 구로구청 직원이 여성 동료의 사진을 내부망에서 확보한 뒤 생성형 AI로 '연인 이미지'를 합성해 카카오톡에 유포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성적 수치심은 노출 수위가 아닌 상대의 동의 여부로 판단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두 판결은 AI 딥페이크 성범죄가 이제 '모르는 타인'이 아닌 직장·연구실 같은 일상 공간 속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사건 1 상세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9.9. 선고: 연구실 딥페이크 1,141개
피고인 A씨는 국내 한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에 재학 중인 30세 중국 국적 유학생입니다. 2025년 11월부터 약 6개월에 걸쳐 같은 연구실 소속 여성 동료 7명의 얼굴 사진을 SNS·발표 자료·연구실 단체 사진 등에서 수집하고, 생성형 AI를 이용해 해당 얼굴을 성적으로 노골적인 영상·이미지에 합성했습니다. 수사 결과 확인된 파일 수는 총 1,141개로, 같은 범죄 유형 단일 사건 기준으로 한국 법원에서 처리된 최대 규모 중 하나입니다. A씨는 합성물을 외부에 직접 유포하지는 않았으나 법원은 '편집·합성' 행위 자체를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위반으로 보고, 동일 피해자에 대해 반복적으로 파일을 제작한 점을 근거로 '상습' 가중 요건을 적용했습니다.
권소영 판사는 선고 이유에서 "피고인이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피해자들의 얼굴을 반복적으로 편집·합성·가공한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하고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징역 1년 6개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5년 취업제한을 선고하며 신상정보 공개는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피해자 1인당 700만 원씩 총 4,900만 원을 공탁했으나 7명의 피해자 전원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는 금전 보상보다 '범죄 사실의 인정과 처벌'이 피해자에게 더 중요함을 보여 주는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쌍방항소 — 검찰 "형량 부족", 피고 "억울" (2026.9.15.)
선고 후 6일이 지난 9월 15일,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모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검찰 측은 1심 형량이 범행의 규모와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이 구형한 3년 대비 선고된 1년 6개월은 절반 수준으로, 검찰은 ▲피해자 수 7명의 다수성 ▲합성물 건수 1,141개의 대규모성 ▲AI 안전장치 우회 시도라는 계획성 ▲피해자 전원의 공탁 거부라는 진정한 합의 부재를 주요 항소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외부 반포가 없었고 초범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형량이 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2심은 서울북부지방법원 항소부에서 심리될 예정이며, 2심 결과에 따라 대법원 상고 여부도 결정됩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쌍방항소가 한국 법원에서 딥페이크 상습 편집죄의 '적정 양형 기준'을 사실상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전면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상반기 중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2심 판결이 나오는 시점에 따라 새 기준이 이 사건의 항소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검찰이 강조하는 AI 우회 시도의 '계획성'은 향후 양형인자 목록에 포함될 것인지가 주목됩니다.
AI 안전장치 우회 시도 — Grok 사용과 플랫폼 책임 논쟁
수사 과정에서 A씨가 xAI의 생성형 AI 챗봇 '그록(Grok)'의 안전장치(세이프가드)를 우회하는 방법을 검색한 이력이 확인됐습니다. Grok은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를 생성하는 명령에 대해 차단 필터를 적용하고 있으나, 프롬프트 인젝션 기법이나 롤플레이 우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우회 시도 사실을 판결문에 적시했으며, 검찰은 이를 범행의 '계획성'을 입증하는 요소로 활용했습니다. 이 사건은 AI 기업의 세이프가드 강화 의무와 한국 법원에서 AI 플랫폼 공모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판결을 계기로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안전장치 운용 실태 점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2 상세 — 구로구청 직원 '낭만 딥페이크' 유죄, 2026.9.11. 선고
같은 달 11일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건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 구로구청 중간 관리자급 남성 직원 B씨는 여성 동료 C씨의 사진을 구청 내부 전산망에서 확보한 뒤 생성형 AI를 이용해 두 사람이 꼭 붙어 있는 '연인 이미지'를 합성했습니다. 사진 속 C씨는 '몸에 달라붙는 민소매 상의와 청바지를 입은 여성'으로 표현돼 있었으며, B씨는 이 합성 이미지를 카카오톡으로 유포했습니다. B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C씨에 대한 연모의 감정이 있었을 뿐 성적 욕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성적 수치심의 발생 여부는 노출 정도 같은 외관적 요소가 아닌,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이미지를 성적으로 함의하는 방식으로 활용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하며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낭만적'이거나 '비(非)성적'으로 보이는 AI 합성 이미지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제작·유포하면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점에서 선례적 가치가 높습니다. 기존 판례는 주로 나체 이미지나 성행위 묘사가 포함된 딥페이크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이번 판결은 그 경계를 '동의 없는 신체 이미지의 성적 활용'으로 확장했습니다. 법원의 이 같은 해석은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지식재산권·초상권 침해 맥락에서 '동의 중심' 기준을 발전시켜 온 방향과 맥락을 같이하며, 한국 디지털 성범죄법의 적용 범위를 사실상 넓히는 효과를 지닙니다. SBS는 해당 판결 전 6개월 전부터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해 왔으며, 판결이 나오자 법원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를 넓게 해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법 조항 해부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상습범 가중 처벌
이번 중국인 유학생 사건의 핵심 적용 조항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편집·합성·반포 등)입니다. 동조 제1항은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상습으로' 이 행위를 한 경우에는 동조 제5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즉 상습범의 경우 이론적 최대 징역은 10년 6개월에 달합니다.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상습 가중을 인정한 것은 A씨가 6개월에 걸쳐 7명의 피해자 각각에 대해 수십~수백 건씩 반복적으로 파일을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단순 1회성 편집과 달리, 동일한 종류의 행위를 습관적·반복적으로 한 경우 상습범으로 의율됩니다.
구로구청 직원 사건에서 적용된 조항도 동일하게 제14조의2이지만, '상습' 요건이 없는 단순 편집·합성죄로 적용됐습니다. 법원이 벌금형(600만 원)을 선택한 것은 파일 수가 1건에 불과하고 직접 성행위를 묘사하지 않은 점, 초범인 점 등이 참작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판결의 선례적 가치는 벌금 금액보다 법원이 '비노출 이미지의 성적 수치심 유발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법리 확장에 있습니다. 향후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 검찰이 더 강한 처벌을 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2024년 10월 개정으로 딥페이크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됐으므로, 유사한 이미지를 보관하거나 전달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직장·연구실로 확산되는 딥페이크 성범죄 — 새로운 피해 지형
두 사건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관계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한국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해자 관계가 '모르는 사람 → 아는 사람'으로 급속히 전환되는 추세를 반영합니다. 성평등가족부 2025년 실태조사에서 허위영상물 가해자를 '직장 동료'로 지목한 비율이 2022년 4.2%에서 2025년 9.8%로 배증했습니다. 연구실은 폐쇄적인 소집단 환경, 장기적 관계, 비정형적 근무 시간, 비교적 낮은 공식 감독 체계 등의 특성으로 인해 딥페이크 성범죄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지적됩니다.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매일 같은 공간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실은 2차 피해, 심리적 위축, 신고 기피 등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킵니다.
피해자 신고 및 지원 가이드
직장이나 연구실에서 딥페이크 피해를 당한 경우 아래 단계를 즉시 실행하세요. ① 증거 확보: 딥페이크 이미지·영상의 URL, 타임스탬프, 게시 계정 정보를 화면 녹화나 스크린샷으로 즉시 저장하세요. 삭제를 먼저 시도하면 증거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② 신고: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 포털(ecrm.police.go.kr) 또는 전화 182로 접수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성범죄 담당 부서(일반적으로 인사팀 또는 성희롱예방담당관)에 신고하세요. ③ 전문 지원 요청: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무료)에서 삭제 지원, 법률 상담, 심리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④ 플랫폼 신고: 이미지가 게시된 플랫폼(카카오톡, 인스타그램, X 등)의 신고 기능을 이용해 즉각 신고하세요. ⑤ 법적 조치: 관할 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팀에 고소장을 접수하거나, 긴급한 경우 법원에 이미지 삭제·유포 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References
- International student gets 18 months for creating 1,100 deepfakes of colleagues — The Korea Herald (2026.09.10)
- 연구실 동료 7명 딥페이크 1141개 제작…중국인 유학생 징역 1년6개월 — 파이낸셜뉴스 (2026.09.10)
- '딥페이크 성착취물 1000여개' 제작 中유학생, 징역 1년6개월…쌍방항소 — 파이낸셜뉴스 (2026.09.15)
- Court Rules AI-Generated "Romantic" Deepfake of Colleague Constitutes Sex Crime — SBS (2026.09.12)
- Chinese Student Gets 18 Months for 1,000 Deepfakes of Lab Peers — Seoul Economic Daily (2026.09.10)
- Chinese student sentenced to 18 months' jail in South Korea for creating 1,100 deepfakes of colleagues — The Star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