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vs. Anthropic, 일리노이에서 격돌 — AI 대참사 면책 법안 SB 3444·자율규제의 실패·딥페이크 피해 구제는 누가 책임지는가

2026년 4월, 미국 일리노이주 의회는 AI 산업의 가장 첨예한 논쟁의 무대가 됐습니다. OpenAI는 4월 9일 일리노이주 상원법안 SB 3444(인공지능 안전법)에 대한 지지 증언을 통해, AI 모델 개발자가 100명 이상 사상, 10억 달러 이상 재산 피해 등 '중대 위해(critical harm)'에 대해 면책받을 수 있는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조건은 두 가지뿐입니다: 의도적·무모한 위해가 아닐 것, 그리고 모델 출시 전 안전 프로토콜과 투명성 보고서를 웹사이트에 게시할 것. Anthropic은 대항 법안 SB 3591을 지지하며 '자발적 보고서 게시만으로 면책받는 것은 자율규제의 형식화'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대결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AI 시대의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싸움입니다. 딥페이크 피해자의 구제 가능성에도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SB 3444: OpenAI가 원하는 '안전한 항구'
일리노이주 SB 3444의 핵심은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자에게 조건부 면책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법안에 따르면, 프론티어 AI 모델의 개발자는 해당 모델이 초래한 '중대 위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대 위해'의 정의는 구체적입니다: 100명 이상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을 초래한 경우, 또는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일으킨 경우. 면책의 조건은 단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개발자가 해당 위해를 의도적으로 또는 무모하게 초래하지 않았을 것. 둘째, 모델 출시 전에 안전 및 보안 프로토콜과 투명성 보고서를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했을 것.
이 법안의 문제는 '자기 인증(self-certification)' 구조입니다. 외부 감사나 정부 검증 없이 개발자가 스스로 안전 보고서를 작성·게시하기만 하면 면책이 성립합니다. 비유하자면, 자동차 제조사가 자체 안전 검사 보고서를 게시하기만 하면 결함 차량으로 인한 대형 사고에서 면책받는 것과 같습니다. OpenAI는 증언에서 '과도한 규제가 미국 AI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비판자들은 이것이 기업의 이익을 피해자의 권리 위에 놓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특히 AI 안전 연구자들은 '자발적 프레임워크는 과거 다른 산업에서도 홍보 도구에 불과했으며, 진정한 안전 메커니즘으로 기능한 적이 없다'고 경고합니다.
Anthropic의 반격: SB 3591과 '검증 가능한 책임'
Anthropic은 OpenAI가 지지하는 SB 3444에 대항해 SB 3591을 지지합니다. SB 3591의 핵심 차이점은 면책 조건의 엄격성입니다. 단순히 보고서를 게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독립적 제3자 감사, 정부 기관에 대한 정기 보고, 그리고 위험 평가 기록의 보존 의무가 추가됩니다. Anthropic은 '자율규제가 작동하려면 외부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입니다. Fortune 매거진은 이를 'OpenAI-Anthropic 냉전의 일리노이 전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대결은 AI 산업 전체의 규제 방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백악관은 2026년 3월 20일 '인공지능 국가정책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연방 규제 기관 설립 대신 기존 기관을 통한 규제, 산업 주도 표준, 그리고 '과도한 부담을 주는' 주(州)법의 연방 선점을 권고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사실상 OpenAI의 입장에 더 가깝습니다. 만약 SB 3444가 일리노이에서 통과되고 다른 주가 이를 모델로 삼으며, 연방 선점론까지 가세하면 — AI 기업은 자기 보고서만 게시하면 거의 모든 피해에서 면책받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 면책 구조가 만드는 구제 공백
AI 기업 면책 법안은 딥페이크 피해자 구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딥페이크 피해자가 AI 기업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주로 제조물 책임(product liability), 과실(negligence), 프라이버시 침해 등입니다. SB 3444 같은 면책법이 통과되면, 피해자가 AI 모델 개발자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 개발자가 안전 보고서를 게시했다면. 남는 소송 대상은 딥페이크를 직접 만든 개인 사용자뿐인데, 이들은 대부분 익명이고 자산이 없어 실질적 배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Grok 딥페이크 위기'에서 이미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xAI의 Grok 이미지 생성기가 유명인의 비동의 성적 이미지를 대량 생성한 사건에서, 피해자들은 x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xAI는 '사용자 행위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SB 3444 같은 면책법이 존재했다면, 이 항변은 훨씬 강력해졌을 것입니다. UN Women은 2026년 3월 보고서에서 '많은 국가에서 딥페이크 포르노가 법적 회색지대에 놓여 있으며, 법이 있어도 디지털 포렌식 전문성, 국경 간 조율, 플랫폼 협력이 부족해 집행이 지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AI 기업 면책까지 더해지면 피해자의 구제 경로는 더욱 좁아집니다.
자율규제는 실패하고 있는가: 역사적 교훈과 AI의 현재
AI 업계의 자율규제 논쟁은 역사적 선례가 있습니다. 담배 산업은 수십 년간 '자발적 건강 기준'을 발표하며 규제를 피했지만, 결국 내부 문서 폭로로 거짓이 드러났습니다. 금융 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자율규제를 통해 파생상품 시장을 관리한다고 주장했지만, 감독 부재가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AI 안전 연구자들은 'AI 안전이 동일한 궤적을 따르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 자발적 프레임워크가 실질적 안전 장치가 아닌 PR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2026년 '책임 있는 AI 진행 보고서'를 발표하며 자사의 AI 거버넌스와 안전 노력을 문서화했습니다. OpenAI는 2025년 'Preparedness Framework'를 통해 위험 평가 체계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고서가 실제로 피해를 예방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의 현실은 분명합니다: AI 거버넌스의 초점은 '열망적 윤리 선언(aspirational ethics statements)'에서 '입증 가능한 통제(demonstrable controls)'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규제 기관은 더 이상 선의의 약속에 만족하지 않으며, 측정 가능하고 집행 가능한 책임을 요구합니다. 일리노이의 SB 3444 대 SB 3591 전쟁은 이 전환의 최전선입니다. 어떤 법안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AI 시대의 피해자 구제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참고 자료 / References
- OpenAI backs Illinois bill shielding AI firms from mass casualty liability — Quartz
- The OpenAI-Anthropic Cold War Comes to Illinois — Gizmodo
- Illinois is OpenAI and Anthropic's latest battleground — Fortune
- White House National Policy Framework for Artificial Intelligence — White House
- When justice fails: Why women can't get protection from AI deepfake abuse — U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