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급 사기 12억 8천만 파운드·APP 19%↑·딥페이크 94%↑ — UK Finance 2026 연간 보고서 + INTERPOL-UNODC 글로벌 사기 정상회의 완전 분석

2026년 6월 15일, 영국 금융업계 단체 UK Finance가 '2026 연간 사기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영국 은행 고객이 사기로 잃은 금액은 총 12억 8천만 파운드(한화 약 2조 3천억 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고, 사기 건수는 4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AI·딥페이크가 촉매제가 된 '허가형 계좌이체(APP) 사기'는 5억 7,640만 파운드(19%↑)로 전체 손실의 32%를 차지하는 최대 피해 유형이 됐습니다. 같은 시기 INTERPOL이 집계한 글로벌 금융 사기 피해 규모는 4,420억 달러에 달하며, AI로 무장한 사기의 수익성은 전통적 사이버 범죄의 4.5배에 이릅니다. 2026년 3월 빈에서 열린 UNODC-INTERPOL 글로벌 사기 정상회의(GFS)는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11곳의 '반사기 산업 협약' 서명, 인터폴 '오퍼레이션 쉐도스톰' 출범이라는 두 가지 역사적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와 정상회의가 한국의 보이스피싱·딥페이크 사기 대응에 주는 시사점을 완전 분석합니다.
UK Finance 2026 보고서 핵심 수치: 12억 8천만 파운드, 400만 건의 사기
UK Finance가 2026년 6월 15일 발표한 '2026 연간 사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영국 은행권에서 발생한 지급 사기 손실 총액은 12억 8천만 파운드로 전년(12억 3천만 파운드) 대비 4%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은행과 금융기관이 '무단 결제 사기'를 사전에 막아낸 금액은 16억 8천만 파운드에 달해, 예방 금액이 실제 피해액보다 30% 이상 많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전체 사기 건수는 40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영국 전체 인구 66명 중 1명이 2025년에 금융 사기를 경험했다는 의미입니다.
유형별로 보면 '무단 결제 사기(Unauthorised fraud)'는 7억 470만 파운드로 전체의 55%를 차지했고, '허가형 계좌이체(APP) 사기'는 5억 7,640만 파운드(45%)로 집계됐습니다. APP 사기는 전년 대비 19% 급등하며 은행 간·개인 간 이체를 악용하는 범행 방식이 더욱 정교해졌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시작된 APP 사기가 전체의 3분의 2(66%)를 차지하고, 17%는 통신 채널(문자·전화)을 통해 발생했습니다. 리포트는 “범죄자들이 피해자를 설득하기 위해 딥페이크 영상·음성 복제 기술을 투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APP 사기 의무 환급제 첫 해 성적표: 은행 3억 5,430만 파운드 환급, 피해 61% 보상
2024년 10월 영국 지급시스템규제기관(PSR)이 시행한 APP 사기 의무 환급제는, 피해자가 사기에 속아 직접 송금을 승인하더라도 은행이 최대 8만 5,000파운드까지 5일 이내에 환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첫 적용 결과가 이번 보고서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은행들이 APP 사기 피해자에게 환급한 총액은 3억 5,430만 파운드로, APP 사기 총 손실(5억 7,640만 파운드)의 61%에 해당합니다. 환급 대상 청구 건 중 89%가 지급을 받았으며, 이는 제도 시행 전 연도의 환급률(약 45%)을 크게 상회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동시에 39%의 피해가 여전히 보상받지 못한다는 현실도 보여줍니다. 실제 피해 규모 대비 환급 비율이 60%대에 그치는 이유는 ① 입증 책임 문제(피해자 과실 주장), ② 8만 5천 파운드 한도 초과 손실, ③ 제도 적용 제외 사유(소비자 중과실, 3자 사기 등), ④ 신고율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PSR은 보고서 발표 당일, 제도 적용 범위 확대 및 한도 조정을 위한 2026년 하반기 검토를 예고했습니다.
AI·딥페이크의 무기화: 영국 딥페이크 시도 94%↑, '에이전틱 AI' 신종 위협 등장
보고서는 AI가 사기 예방 도구로 활용되는 동시에, 사기 범행의 핵심 무기로 악용되는 이중적 현실을 기술합니다. 2025년 영국 내 딥페이크 사기 시도는 전년 대비 94% 급증했으며, 이는 전 세계 딥페이크 시도 급증 추세(미국·프랑스·말레이시아 등 대다수 국가에서 수십~수백%↑)의 일환입니다. 특히 UK Finance 보고서가 올해 처음으로 명시한 신종 위협은 '에이전틱 AI(Agentic AI)'입니다. 에이전틱 AI란 인간의 지시 없이도 표적 선정 → 접근 경로 설정 → 피해자 설득 → 자금 이동 요청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말합니다.
에이전틱 AI 기반 사기의 위험성은 '스케일'에 있습니다. 기존 조직적 사기는 사람이 투입되는 인건비 때문에 표적 수와 사기 품질 사이의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에이전틱 AI는 하나의 캠페인으로 수천 명을 동시에 개인 맞춤형 방식으로 공략할 수 있습니다. 챗봇이 연인 관계를 수개월간 유지하며 피해자를 '로맨스 사기'로 이끌거나, AI가 딥페이크 영상통화를 통해 CEO를 사칭해 직원에게 송금 명령을 내리는 시나리오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형이 됐습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들의 AI 탐지 모델 투자가 2024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INTERPOL 4,420억 달러 경보: 글로벌 사기의 '산업화' 진단
2026년 3월 INTERPOL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 사기 위협 평가서'는 2025년 글로벌 금융 사기 피해 규모를 4,420억 달러(약 611조 원)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연간 GDP 10위권 규모(노르웨이·네덜란드·덴마크 GDP를 상회)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수치입니다. INTERPOL은 AI 강화 사기의 수익성이 전통적 사이버 범죄 대비 4.5배에 달한다고 분석했으며, 전반적인 위험 등급을 '높음(High)'으로 평가하고 향후 3~5년간 위협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024년에는 딥페이크 공격이 5분마다 한 건꼴로 발생했고, AI 사기는 2025년 한 해에만 1,210% 급증했습니다.
INTERPOL의 보고서가 특히 주목한 것은 사기의 '산업화' 현상입니다. 동남아시아(미얀마·캄보디아·필리핀·라오스)에 거점을 둔 수백 개의 산업형 사기 센터는 연간 최대 4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강제 노역 피해자를 전 세계에서 조달해 24시간 운영 중입니다. 이들 조직은 딥페이크 기술, 음성 복제, AI 번역, 다국어 챗봇을 결합해 타깃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완전히 맞춤화된 사기를 구사합니다. 이른바 '서비스형 사기(Fraud-as-a-Service)' 생태계가 완성되어, 기술 역량이 없는 중소 범죄 조직도 한 달 50달러의 구독료만 내면 정교한 딥페이크 사기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사기 정상회의 2026: 빅테크 11곳 '반사기 협약' 서명 + 오퍼레이션 쉐도스톰 출범
2026년 3월 16~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UNODC와 INTERPOL이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사기 정상회의(GFS)가 열렸습니다. 120개국 정부 대표, 민간 기업, 시민사회 단체 등 1,300여 명이 참석한 이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방지 국제회의는 두 가지 역사적 성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첫째는 '온라인 사기·사기 방지 산업 협약(Industry Accord Against Online Scams & Fraud)'입니다. 아도비·아마존·링크드인·마치 그룹·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핀터레스트·타깃(Target)·구글·레비 스트라우스 등 11개 빅테크·리테일 기업이 서명했습니다. 이 협약은 △위협 인텔리전스 공유, △AI 기반 사기 탐지 도구 배포, △금융 거래 신원 확인 강화, △사용자 사기 신고 채널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합니다.
두 번째 성과물은 INTERPOL의 '오퍼레이션 쉐도스톰(Operation Shadowstorm)' 출범입니다. 쉐도스톰은 INTERPOL의 '글로벌 사기 태스크포스'의 공식 작전명으로, 국가·지역·글로벌 차원의 법집행 인텔리전스를 민간 부문 데이터셋과 결합해 사기 네트워크를 식별하고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상회의는 또한 47개국 정부의 자발적 이행 서약과 '사기 방지를 위한 행동 촉구' 및 '글로벌 공공-민간 협력 프레임워크' 두 가지 비구속적 결과 문서를 채택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데이터 공유, 자산 회수, 피해자 보호, 국경 초월 공조 체계 강화를 위한 기대치를 설정합니다.
한국 시사점: 보이스피싱 2조 원·딥페이크 금융 사기·환급 체계 격차
영국의 APP 사기 의무 환급제와 한국의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체계를 비교하면 뚜렷한 격차가 드러납니다. 한국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약 2조 원으로 추산되며, 피해 건수는 3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환급 실적은 전체 피해의 30%를 넘기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영국이 의무화한 '5일 이내 환급, 89% 이행률'과 비교할 때, 한국의 구제 속도와 범위는 여전히 제도 설계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큽니다. 더불어 딥페이크를 활용한 '실시간 영상통화 사기'(공무원·수사관·금융기관 직원 사칭)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기존의 문자·전화 중심 보이스피싱 방어 체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기에 대한 국제 공조 측면에서도 한국의 참여가 요구됩니다. 2026년 GFS 정상회의에서 47개국이 이행 서약을 했지만, 세계 딥페이크 포르노그래피의 53%를 생산하는 국가이자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아시아 최상위권인 한국이 이 협약 체계에 어떻게 기여·참여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경찰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분리된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사일로 구조 역시 'Op 쉐도스톰'형 통합 대응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피해자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를 당한 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돌려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영국의 APP 의무 환급제 1년 성적표는 한국 입법자들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전면 개정을 검토하는 데 있어 중요한 비교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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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References
- UK Finance — Fraud remains a national security threat as criminals steal almost £1.3 billion (June 15, 2026)
- Payment Expert — UK Finance fraud report 2026: £1.28bn lost to scams (June 15, 2026)
- UN News — Deepfakes, voice cloning and weaponised AI: Global wake-up call to organised fraud (March 2026)
- INTERPOL — INTERPOL-UNODC global summit ends with call to action against fraud surge (March 17, 2026)
- Axios — Google, Amazon, Microsoft and others sign accord to stop scammers (March 16, 2026)
- The Next Web — The global scam economy hit $442 billion in 2025, and AI is making it wo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