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AI를 어른보다 3배 빠르게 쓴다 — UNICEF 10개국 데이터·딥페이크 공포·국제 아동권리 연대 2026

2026년 6월 30일, UNICEF는 10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최소 2,000만 명의 아동이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채택 속도는 어른보다 3배 이상 빠릅니다. 1,300만 명은 숙제와 학업에 AI를 쓰고, 200만 명은 개인적인 고민 상담까지 AI에 의존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조사 대상 아동의 4명 중 1명이 '내 사진이나 동영상이 성적 딥페이크로 변조될까 봐 두렵다'고 답했습니다. 아이들이 AI라는 거대한 실험 속에서 보호 장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경고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에 대응해 2026년 7월 7일, 제네바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에서 스페인·프랑스·UNICEF 주도로 한국을 포함한 20개국이 '인공지능 시대 아동권리·보호 연대(Coalition for Children's Rights and Protection in the Age of AI)'를 공식 출범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27개 주에서 AI 교육 관련 77개 법안이 경쟁적으로 추진되는 등 아동 AI 리터러시 제도화를 둘러싼 전 지구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UNICEF 10개국 조사: '글로벌 실험 속의 한 세대'
UNICEF가 2026년 6월 30일 공개한 조사 결과는 AI와 아동의 관계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위험하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0개국 아동을 대상으로 수행된 이 조사에서 전 세계 최소 2,000만 명의 아동이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채택 속도입니다. 아동의 AI 채택 속도는 성인보다 3배 이상 빠릅니다. AI를 먼저 접하고, 더 빠르게 익히고, 더 깊이 의존하게 되는 것은 이제 아이들입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1,300만 명의 아동이 숙제와 학업 과제에 AI를 활용합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200만 명—전체의 약 10분의 1—이 '자신을 걱정하게 만드는 일들'에 대한 조언을 AI에게 구한다는 점입니다.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을 AI에게 먼저 상담하는 아이들이 이미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뜻입니다. 별도의 49개국 1,100명 대상 조사에서는 63%가 학업 지원에 AI를 사용하고, 68%는 AI로 인한 허위 정보 확산을 걱정하며, 41%는 AI가 아동 안전을 고려한 설계를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발견은 딥페이크와 관련된 수치입니다. 조사 대상 아동의 25%—4명 중 1명—이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성적 딥페이크로 변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현했습니다. 이미 피해를 입었거나 주변에서 피해 사례를 목격한 아이들이 이 수치 뒤에 존재합니다. UNICEF가 올해 초 별도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1개국에서 1년 동안 최소 120만 명의 아동 이미지가 성적 딥페이크로 제작되었습니다. UNICEF는 이에 대해 '한 세대 전체가 글로벌 실험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아동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의 설계에 최소한의 개입도 하지 못한 채 그 결과를 오롯이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네바 '아동 AI 권리 보호 연대' 출범 — 한국 포함 20개국 서명
2026년 7월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거버넌스에 관한 UN 글로벌 대화'에서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 UNICEF가 공동 주도해 '인공지능 시대 아동권리·보호 연대(Coalition for Children's Rights and Protection in the Age of AI)'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출범 시점에 20개국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서명국은 스페인, 프랑스, 케냐, 유럽연합, 영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일본, **한국**, 엘살바도르,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이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UNICEF 등 국제기구도 참여했습니다.
연대가 출범한 배경에는 소셜미디어 시대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 대표는 출범 선언에서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늦었다'고 직접 언급하며, 'AI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대의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동 보호를 위한 국제 조율 강화—각국 정부·기술기업·시민사회 간 모범 사례 공유. 둘째,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아동의 의미 있는 참여 보장. 셋째, 개발도상국 포함 더 많은 나라의 연대 합류 촉진. 연대는 AI 시스템이 아동의 안전·건강한 발달·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설계·배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중심에 놓습니다.
한국이 20개 서명국 중 하나로 참여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은 이미 국내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2024년 경찰청 통계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중 10대 비율이 56%에 달했으며, 텔레그램을 통한 청소년 딥페이크 유통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이 이 연대에 참여함으로써 국제적 기준 형성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습니다. 아동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 정책을 국제 규범과 연계해 설계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미국 27개 주 77개 법안: 학교 현장의 AI 리터러시 제도화 경쟁
2026년 미국 입법 세션에서 AI 교육을 다루는 법안의 홍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조지타운대학 부설 교육정책 싱크탱크 FutureEd에 따르면, 2026년 현재 27개 주에서 77개의 AI 리터러시·교육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2025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AI 리터러시 커리큘럼 의무화입니다. 하와이 H.B. 2466은 K-12 전 학년에 AI·소셜미디어 리터러시 교육—허위 정보, 딥페이크, 정신 건강, 책임 있는 디지털 행동 포함—을 주 전체 커리큘럼으로 개발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H.B. 4582는 연령에 맞는 AI 교육을 주 차원에서 승인하고 교육부가 구체적 지침을 마련하도록 합니다.
두 번째는 거버넌스와 가드레일 법안입니다. 여러 주에서 학교 구역이 AI 사용 정책—수용 가능한 사용 기준, 데이터 보호, 투명성, 감독 기제 포함—을 공식 채택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세 번째는 딥페이크·사이버불링 법안입니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일리노이입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발효된 일리노이 HB3851은 사이버불링의 정의를 AI 생성 디지털 복제물—딥페이크 이미지·영상—까지 확장했습니다. 같은 날 일리노이 주 교육위원회(ISBE)는 AI 관련 학교 정책 지침을 발표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받았습니다. 7월 1일 이후, 일리노이 레이크 쥬리히 고등학교 등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AI 생성 성적 이미지 사건이 발생했으며, 학교 관리자들은 실질적인 정책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FutureEd 분석에 따르면 2026년 AI 교육 법안의 핵심 관심사는 학문적 성실성,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 허위 정보, 자동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 교사 역할 약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학생이 AI에 대해 배우는 교육'과 '교사·학교가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함께 논의된다는 것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법안이 앞다퉈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교육 현장은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합니다. 실제로 일리노이 사례처럼, 법안이 발효된 이후에도 학교는 구체적 실행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AI 리터러시 교육의 정책 설계와 현장 실행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2026년 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AGAP.AI와 구글 파트너십 — 글로벌 사우스의 AI 리터러시 모델
AI 리터러시 교육의 선진국 사례와 별개로, 글로벌 사우스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규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교육부(DepEd)는 2026년 1월 마르코스 대통령이 직접 출범한 'Project AGAP.AI'를 통해 2026년 한 해 동안 최대 150만 명—학습자 105만 명, 교사 30만 명, 학부모 15만 명—에게 AI 리터러시 훈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ASEAN 재단이 자금을 지원하고 Google.org가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며, Limitless Lab, SmartCitiesPH, Break the Fake 운동 등 지역 파트너와 협력해 실행됩니다.
AGAP.AI의 교육 내용은 AI를 쉬운 언어로 소개하는 기초 교육부터 실제 교실 적용, 윤리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그리고 허위 정보·딥페이크 피해 위험 대응 방법까지 포괄합니다. 특히 '딥페이크 대응' 모듈이 학습자·교사·학부모 공통 커리큘럼으로 편입된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AI 리터러시 교육이 고소득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2026년 5월에는 구글과 UNICEF가 브라질·인도·파키스탄·케냐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 파트너십을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이 협력은 학습 성과 개선, 교육자 훈련, 신뢰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 부모와 교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UNICEF 데이터와 국제 연대, 미국 입법 동향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입니다: 아동 AI 리터러시 교육은 학교가 홀로 담당할 수 없으며, 가정과 사회 전체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한국 부모와 교사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합니다. 첫째, 자녀가 어떤 AI 도구를 사용하는지 파악하세요. ChatGPT·Gemini·Claude 등의 생성형 AI와 틱톡·유튜브 등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모두 해당됩니다. 사용 도구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둘째, '딥페이크'를 금기어로 만들지 마세요. '딥페이크가 뭔지 알아? 이런 것도 있어'라는 식으로 먼저 꺼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피해자나 가해자가 된 후에 알게 되는 것보다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셋째, AI에게 조언을 구하는 아이를 비난하지 마세요. UNICEF 조사에서 200만 명의 아동이 AI에게 개인적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른에게 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존재한다는 신호입니다. AI와 개인 고민을 나눈다는 사실 자체를 비판하기보다, 'AI가 뭐라고 했어? 같이 생각해볼까?'라는 방식으로 AI를 대화의 매개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넷째, 학교에 AI 리터러시 교육 현황을 물어보세요. 2026년 현재 한국에서도 교육부의 AI 교육 지침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딥페이크 예방, AI 윤리, 신고 방법 등을 실제로 가르치고 있는지 확인하고, 부재할 경우 학부모 차원에서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피해 발생 시 즉각 신고하세요. 한국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또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police.go.kr)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UNICEF의 경고처럼, '아이들은 자신이 영향을 받는 기술의 설계에 거의 개입하지 못하면서 그 결과를 온전히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이 상황을 방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제 연대가 구성되고, 미국에서 77개 법안이 추진되고, 필리핀에서 150만 명을 훈련하는 이 모든 움직임의 공통 전제는,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늦은 것처럼, AI에서도 늦어서는 안 됩니다.
출처 및 참고 자료
본 기사는 다음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① UNICEF — Children are turning to AI for homework – and life advice (UN News, 2026.06.30). ② Geneva Solutions — 'We were late with social media': Spain launches coalition in Geneva to protect children from AI risks (genevasolutions.news, 2026.07.07). ③ UNICEF Digital Impact — Coalition launched to advance children's rights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unicef.org, 2026.07.07). ④ FutureEd — Legislative Tracker: 2026 State AI in Education Bills (future-ed.org, 2026). ⑤ Capitol News Illinois — Illinois schools grapple with AI cyberbullying, deepfakes as new law takes effect (capitolnewsillinois.com, 2026.07.04). ⑥ BusinessWorld Online — DepEd targets AI literacy, training for 1.5 million Filipinos in 2026 (bworldonline.com, 2026.01.11). ⑦ Microsoft News — DepEd and Microsoft Advance AI-Driven Learning in 2026 (news.microsoft.com, 2026.02.03).
참고 자료 / References
- Children are turning to AI for homework – and life advice — UN News / UNICEF
- 'We were late with social media': Spain launches coalition to protect children from AI risks — Geneva Solutions
- Coalition launched to advance children's rights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 UNICEF Digital Impact
- Legislative Tracker: 2026 State AI in Education Bills — FutureEd
- Illinois schools grapple with AI cyberbullying, deepfakes as new law takes effect — Capitol News Illinois
- DepEd targets AI literacy, training for 1.5 million Filipinos in 2026 — BusinessWorld Online
- DepEd and Microsoft Advance AI-Driven Learning in 2026 — Microsof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