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건 분석/통계AI 이미지 성착취 글로벌 실증 연구딥페이크 가해자 동기 분석

AI 성착취물 가해자 3.2%·소비자 18% — 영·미·호 7,231명 최초 실증 연구가 밝힌 '장난이었다' 변명의 해부

2026-06-14·14분 읽기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딥페이크 — AI 이미지 성착취의 글로벌 실태 분석

2026년 2월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ScienceDirect)에 발표된 연구 하나가 AI 이미지 기반 성착취(AI-IBSA, AI-generated Image-Based Sexual Abuse) 분야에서 전례 없는 데이터를 제시했습니다. 호주·영국·미국 3개국의 대표성 있는 표본 7,231명을 대상으로 AI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거나 공유하겠다고 협박한 경험'(가해 행동)과 '의도적으로 시청한 경험'(소비 행동)을 동시에 측정한 최초의 대규모 실증 연구입니다.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응답자의 3.2%가 가해 행동에 가담했고, 18%가 AI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소비했습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가해 가능성이 3.9배 높았고, 소비 가능성은 3.6배 높았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이 행동을 정당화하는 가장 흔한 논리는 단 하나였습니다. '그냥 장난이었다.' 이 연구가 드러낸 AI 시대 성착취의 구조, 모나쉬 대학교가 밝힌 가해자의 내면, 한국 현실과의 비교, 그리고 이 숫자들이 글로벌 정책에 던지는 함의를 완전 분석합니다.

연구의 전모 — 영미호 7,231명, 무엇을 어떻게 측정했는가

이 연구의 공식 제목은 'AI-generated image-based sexual abuse: Perpetration and consumption across three regions'(AI 생성 이미지 기반 성착취: 세 지역에 걸친 가해 및 소비)입니다. 저자는 레베카 움바크(Rebecca Umbach,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범죄학과), 니콜라 헨리(Nicola Henry, RMIT 대학교·이미지 기반 성착취 분야 세계적 권위자), 르네 셸비(Renee Shelby, 구글 안전 연구팀), 젬마 스티븐스(Gemma Stevens), 퀸 곤살레스-폰스(Kwynn Gonzalez-Pons)입니다. 이들은 2025년 말 호주·영국·미국 각국에서 연령·성별·인종을 반영한 대표 표본을 온라인으로 모집해 총 7,231명을 조사했습니다. 설문은 크게 세 가지 핵심 행동을 측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가해 행동(perpetration)입니다. ①AI 도구로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를 직접 제작했는가, ②해당 이미지를 타인과 공유했는가, ③공유하겠다고 위협하는 데 사용했는가. 이 셋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가해자로 분류됩니다. 두 번째는 소비 행동(consumption)입니다. AI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시청한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시청 당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세 번째는 가해 동기와 소비 맥락입니다. 왜 이 행동을 했는지, 대상자(유명인 vs. 아는 사람), 플랫폼, 반응 등을 심층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연구의 방법론적 의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존 연구들은 주로 '피해자'나 '사회 일반의 태도'를 측정했지만, 이 연구는 가해 행동과 소비 행동을 실제 대규모 표본에서 동시에 측정했습니다. 딥페이크 성착취 분야에서 이는 최초의 시도입니다. 둘째, 단일 국가가 아닌 3개국 비교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특정 문화·법제의 결과가 아닌 영어권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패턴을 식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Taylor & Francis 학술지에 발표한 'It's still abuse': Community attitudes and perceptions on AI-generated image-based sexual abuse(2026년 1월) 연구와 연계해, 일반 대중이 AI-IBSA를 '여전히 학대'로 인식하면서도 기술에 대한 낮은 친숙도로 인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순적 현실을 함께 분석했습니다.

핵심 수치 해부 — 3.2%의 가해자, 18%의 소비자, 성별 격차 3.9배

연구 결과를 수치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해 행동 전체 비율은 3.2%입니다. 이는 영국·미국·호주 성인 100명 중 약 3명이 AI 성적 딥페이크를 만들거나, 공유하거나, 공유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율만 보면 낮아 보이지만, 영어권 3개국 성인 인구를 약 2억 4,000만 명으로 추산하면 대략 760만 명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소비 행동 비율은 18%입니다. 5~6명 중 1명 꼴로 AI 성적 딥페이크를 의도적으로 시청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비 이유로는 '호기심'이 남녀 공통으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성별 격차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가해 행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3.9배 높았고, 소비 행동의 경우 남성이 3.6배 더 높았습니다. 소비 시 감정 반응도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남성은 재미있음(amusement)이나 흥분(arousal)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보고한 반면, 여성은 묘사된 인물에 대한 공감(empathy), 세상에 대한 슬픔(sadness), 제작자에 대한 혐오(disgust)를 더 강하게 보고했습니다.

가해자들의 동기 분포도 주목됩니다. AI 성적 딥페이크를 제작한 응답자 중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기술을 실험해보고 싶어서(experimentation)'와 '자랑하고 싶어서(showing off)'였습니다. 이는 이 행동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과시욕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합니다. 더 주목할 점은 의도적 해악 동기입니다. 이미지를 공유한 응답자의 26%, 제작한 응답자의 22%가 '피해자의 평판을 망가뜨리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금전적 이득을 동기로 꼽은 비율도 상당합니다. 제작자의 12%, 공유자의 20%가 재정적 이익(financial gain)을 위해 이 행동을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딥페이크 성착취가 단순 장난을 넘어 의도적 피해 유발 및 금전 갈취(섹스토션)와 연결돼 있음을 실증합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된 정당화 논리는 '재미로/장난으로(for fun/as a joke)'였습니다. 이 한 마디가 이 연구의 핵심이 가리키는 곳입니다.

모나쉬 대학교의 가해자 인터뷰 — '장난'이라는 언어의 사회적 기능

Computers in Human Behavior 연구가 수치를 제시했다면, 모나쉬 대학교(Monash University) 연구팀은 그 수치 뒤의 언어를 해부했습니다.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에 발표된 이 질적 연구는 딥페이크 성착취 가해자를 직접 인터뷰한 세계 최초의 학술 연구입니다. 플린(Flyn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0명의 가해자를 인터뷰해 이들의 동기, 자기 서사, 인지 왜곡 방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패턴은 '장난화(jokification)'입니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유머로 재구성함으로써 행동의 심각성을 인지적으로 축소시킵니다. 한 가해자는 '그냥 재미로 했어요. 친구들이 (이미지를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했어요'라고 진술했습니다. 칭찬과 웃음이 행동의 심각성을 덮는 구조입니다. 플린 교수는 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딥페이크 성착취 이미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일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정상화됐을 뿐 아니라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지위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장려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 패턴은 '기술 전가(technology displacement)'입니다. 많은 가해자들이 '앱이 너무 쉬워서', '그냥 클릭 몇 번이면 되니까'라고 말하며 책임을 기술에 전가했습니다. 이는 AI 도구의 접근성이 낮아질수록 가해 행동의 도덕적 진입 장벽이 함께 낮아진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세 번째 패턴은 '피해자 탓하기(victim blaming)'입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공개적인 삶을 선택한 사람은 이런 것을 감수해야 한다'거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게 그 사람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플린 교수는 이러한 인지 왜곡 패턴이 다른 성폭력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것과 동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것입니다. '참여자 중 다수가 딥페이크 성착취를 해롭다고 이해하는 것과 자신의 행동에서 그 해악을 인정하는 것 사이에 분명한 단절이 존재합니다.' 즉, 가해자들은 딥페이크가 나쁜 것임을 알면서도, '내가 한 것'은 나쁘지 않다는 인지 왜곡을 유지합니다.

한국과의 비교 — 세계 딥페이크 포르노의 53%와 '3.2%의 역설'

이 연구 결과를 한국 현실에 대입할 때 특히 주목해야 할 수치가 있습니다.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 Security Hero의 2023년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 중 53%가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의 세계 인구 비중이 0.63%인 것을 감안하면 극도로 불균형한 수치입니다. 아이돌·배우에서 일반 학생, 심지어 미성년자까지 피해 대상이 광범위합니다. 2024년 11월~2025년 10월 한국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으로 3,557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97.6%(378명/387명 집계 기준)가 남성이었고, 83.7%가 10대였습니다. 2026년 대전지법 천안지원의 K팝 미성년 아이돌 딥페이크 구매자 무죄 판결에서도 드러났듯, '제작자는 처벌, 구매자는 무죄'라는 구조적 공백이 존재합니다. 영미호 연구의 3.2% 가해율과 18% 소비율을 한국에 직접 적용하면 단순 계산으로는 성인 인구 약 4,200만 명 기준 가해자 134만 명, 소비자 756만 명이 되지만, 한국의 딥페이크 성범죄 특수성(10대 집중, 아이돌 피해 집중 등)을 고려하면 단순 비교는 무리입니다. 그러나 구조는 동일합니다. '장난'으로 시작해 공유로 이어지는 패턴, 피해자 탓하기, 기술에 책임 전가.

글로벌 정책적 함의 — '소비자 18%'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기존의 AI-IBSA 관련 법제는 대부분 '제작과 유포'에 집중해 있습니다. 미국 TAKE IT DOWN Act(2025)는 플랫폼에게 NCII 삭제 의무를 부과하고, DEFIANCE Act는 피해자에게 민사 손해배상 청구권을 부여합니다. 한국 성폭력처벌법은 딥페이크 제작·반포·소지·시청 모두를 규율하지만, 2026년 판례에서 드러났듯 '가상 피해자' 문제 등 허점이 남아 있습니다. 이 연구가 던지는 정책적 질문은 새롭습니다. 가해자 3.2%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는 기존 법률이 답합니다. 그러나 '소비자 18%'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기존 틀로는 불충분합니다. 소비 행동 자체를 범죄화하는 것은 언론·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며 실효성 논란도 있습니다. 한국은 이 점에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24년 개정 성폭력처벌법은 딥페이크 성착취물 '소지·시청'도 처벌 대상으로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에서 드러났듯 실제 집행에는 여전히 해석상 장벽이 있습니다. 이 연구팀이 제안하는 보완적 접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비 정상화' 자체를 겨냥한 사회 규범 개입(social norm intervention)입니다. 딥페이크 소비가 '그냥 호기심'이 아니라 생태계 구성 행위임을 인식시키는 대중 교육이 필요합니다. 둘째, 플랫폼 공급망 규제입니다.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시장이 존재합니다. 수요 측면에서 딥페이크 포르노 호스팅 플랫폼에 대한 알고리즘 규제와 신고 의무를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남성 집단을 겨냥한 개입 프로그램입니다. 가해 위험이 3.9배, 소비 위험이 3.6배인 남성 집단, 특히 35세 이하를 겨냥한 공감 기반 예방 교육이 실효적입니다.

출처: Rebecca Umbach et al., 'AI-generated image-based sexual abuse: Perpetration and consumption across three region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ScienceDirect, 2026(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747563226000324); PsyPost, 'Perpetrators of AI sexual abuse often view their actions as a joke, new research shows'(https://www.psypost.org/perpetrators-of-ai-sexual-abuse-often-view-their-actions-as-a-joke-new-research-shows/); Monash Lens, 'Inside the minds of deepfake abusers: What drives AI-fuelled sexual abuse?'(https://lens.monash.edu/inside-the-minds-of-deepfake-abusers-what-drives-ai-fuelled-sexual-abuse/); Gemma Stevens et al., 'It\'s still abuse: community attitudes and perceptions on AI-generated image-based sexual abuse', Taylor & Francis, 2026(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369118X.2026.2613437); Phys.org, 'New report uncovers perpetrator and victim perspectives on sexualized deepfake abuse'(https://phys.org/news/2025-12-uncovers-perpetrator-victim-perspectives-sexualiz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