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행정명령 + DOJ 소송팀 vs 뉴욕 7개 AI 법안 만장일치 — 미국 주-연방 규제 2라운드, 단 3일 간격의 충돌

2026년 6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 혁신·안전 촉진' 행정명령(EO)에 서명하며 주(州) AI 규제를 연방 차원에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3일 뒤인 6월 5일, 뉴욕주 의회는 아동 AI 챗봇 금지(S9051)를 포함한 7개 AI 법안을 잇따라 만장일치 혹은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키며 맞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연방 우위를 선언하는 사이, 뉴욕 의원들은 '주(州)가 먼저'를 실천으로 보여 준 것입니다. 이 글은 두 충돌의 전모를 분석합니다.
배경 — 3월 프레임워크에서 6월 행정명령으로
2026년 3월 20일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에 대한 입법 권고안인 'AI 국가정책 프레임워크'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고, 의회가 6월까지 연방 AI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자 행정부는 더 강한 수단을 선택했습니다. 6월 2일 서명된 '인공지능 혁신·안전 촉진 행정명령'은 단순한 권고를 넘어, 연방 기관에 주(州) AI 규제를 직접 차단하는 법적 도구를 부여한 것입니다.
6월 2일 트럼프 AI 행정명령 — 5대 핵심 조항
행정명령의 공식 명칭은 '인공지능 혁신 및 안전 촉진(Promot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and Security)'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사이버 보안 강화와 AI 혁신 촉진을 다루고 있지만, 실질적 핵심은 주(州) AI 규제에 대한 연방 차원의 총력 대응 체계 구축입니다.
- DOJ AI 소송 태스크포스 — 법무부 내 AI 소송 전담 조직을 설치, 주(州) AI 법안이 통상 조항(Commerce Clause) 위반이나 연방법 선점 등 위헌 소지가 있을 경우 연방 법원에 제소
- 상무부 상충 평가 — 상무장관이 연방 정책과 충돌하는 주(州) AI 법률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DOJ 태스크포스에 제공하여 우선 도전 대상을 선정
- 광대역 보조금 연계 — 연방 광대역 인프라 보조금을 AI 주(州)법 집행 유예에 연계, 실질적 재정 압박 수단으로 활용
- 강제 면허 금지 선언 — 행정명령은 "어떤 조항도 AI 모델 개발·출판·배포에 대한 강제적 정부 면허, 사전 허가 또는 허용 요건의 창설을 승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
- 프론티어 AI 자발적 사전 제공 —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사가 상용 배포 30일 전에 연방 정부에 자발적으로 모델 접근을 제공하는 체계 구축. 국가 안보 및 사이버 방어 목적
DOJ AI 소송 태스크포스 — 1월 10일 출범, 첫 타깃은?
2025년 12월 행정명령으로 설립이 예고된 DOJ AI 소송 태스크포스는 2026년 1월 10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 조직의 법리 전략의 핵심은 헌법의 '휴면 통상 조항(Dormant Commerce Clause)'입니다. 각 주(州)가 독자적인 AI 법률로 주간(州間) 상거래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면, 연방 법원이 이를 위헌으로 무효화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법학계는 회의적입니다. 상무 조항 논거가 성립하려면 주(州) AI 법률이 '주간 상거래에 차별적으로 부담을 가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는데, AI 법률 대부분이 자국 거주자 보호를 명분으로 하기 때문에 주내(州內) 규제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의 분석에 따르면, 태스크포스의 실질적 영향력은 단기·중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뉴욕주 7개 AI 법안 전면 분석 — 6월 5일 회기 종료 전 집중 통과
6월 5일 저녁 뉴욕주 의회가 2026년 회기를 종료하기 직전, 의원들은 AI 관련 7개 법안을 연속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들 법안은 이제 캐시 고쿨(Kathy Hochul) 주지사의 책상 위에 놓였으며, 주지사는 12월 31일 자정까지 서명, 거부권 행사, 또는 서명 없이 자동 발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S9051 — 아동 AI 챗봇 금지: 137-0 만장일치가 보내는 신호
7개 법안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S9051입니다. 크리스틴 곤살레스(Kristen Gonzalez) 상원의원과 알렉스 보레스(Alex Bores)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컴패니언(companion)' AI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하원 137-0, 상원 60-0으로 만장일치 통과한 것은 AI 아동 보호 의제가 초당파 지지를 확보했음을 보여줍니다.
법안이 금지하는 챗봇의 구체적 행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해·섭식 장애를 조장하는 콘텐츠 제공. 둘째, 챗봇을 '실제 인물'처럼 가장하여 지속적 정서·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도록 자극하는 의인화(personification). 셋째, 미성년자에게 성인 수준의 비동의 성적 콘텐츠를 노출. 위반 시 법무장관이 위반 건당 최대 25,000달러(약 3,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검찰총장은 "AI 기업들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이용해 수익을 내왔다.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FAIR News Act · AI 학습 데이터 투명성 · AI 경고 라벨
FAIR News Act(S8451, 파히 의원 대표 발의)는 AI가 생성한 뉴스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투명성 라벨을 부착하도록 요구합니다. AI가 완전히 생성하거나 실질적으로 편집한 기사는 독자에게 이 사실을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언론 자유 단체 일부는 반발했지만, 저널리즘 단체 대다수는 적극 지지했습니다.
AI 학습 데이터 투명성법(A6578)은 AI 모델·서비스 개발자가 훈련 데이터셋에 대한 '고수준 요약(high-level summary)'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상원에서 54-6으로 통과되었으며, 빅테크 로비의 강한 반발로 기업 측이 원하는 여러 면제 조항이 포함되었습니다. AI 출처 데이터 법안(S6954/AI Disclosure and Provenance Data Bill)은 AI 생성 콘텐츠에 출처 데이터(C2PA 방식의 메타데이터) 포함을 의무화하며, 상원 60-1, 하원 141-0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AI 경고 라벨 법안(A3411)은 생성형 AI 서비스 출력에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는 경고문 표시를 의무화합니다.
감시 가격 금지(A9349)와 데이터센터 1년 모라토리엄(A11560)
A9349 '원 페어 프라이스 법(One Fair Price Act)'은 소비자의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가격을 부과하는 알고리즘 기반 '감시 가격(surveillance pricing)' 행위를 금지합니다. 에메리타 토레스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상원 39-21, 하원 100-42로 통과되었습니다. 현재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동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 주(州) 차원에서 먼저 명시적 금지를 선언한 첫 번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A11560 '책임 있는 데이터센터 개발법(Responsible Data Center Development Act)'은 가장 논쟁적인 법안입니다. 20MW(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대해 1년간의 신규 허가 발급을 중단합니다. 디디 배럿 의원·크리스틴 곤살레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상원 43-17, 하원 103-38로 통과되었습니다. AI 인프라 에너지 소비와 지역 사회 환경 부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뉴욕주 전력망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숨 고르기를 목표로 합니다.
고쿨 지사의 딜레마 — 서명, 거부권, 자동 발효 사이
캐시 고쿨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와 뉴욕 시민 여론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은 경제계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AI 산업 단체 IT 얼라이언스(ITIC)는 "이 법안은 수만 명의 고임금 일자리와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다른 주(州)로 쫓아낼 것"이라며 거부권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S9051 아동 챗봇 금지는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어 거부권 행사가 정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정치 분석가들은 고쿨 지사가 S9051, FAIR News Act, AI 경고 라벨 등 대중적 지지가 높은 법안에는 서명하되,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과 감시 가격 금지는 수정 또는 거부권 행사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뉴욕주가 이미 2026년 회기에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AI 관련 입법을 처리한 주(州) 중 하나로 기록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연방 선점의 법적 한계 — 주(州)가 AI 규제를 이어가는 이유
트럼프 행정명령이 주(州) AI 규제를 막을 수 있는가를 묻는 법학자들의 답은 일관됩니다 — '단기적으로는 아니다.' 행정명령은 의회 입법이 아니기 때문에 주법을 직접 선점할 헌법적 권한이 없습니다. 의회가 연방 AI 법안을 통과시켜야만 비로소 법률 충돌에 따른 연방 우위(Supremacy Clause)가 작동합니다. 2026년 6월 현재 연방 의회에는 통과된 포괄적 AI 규제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공백이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TRAIGA 2.0) 등이 독자적 AI 입법을 가속화하는 이유입니다. 깁슨 던(Gibson Dunn)은 "태스크포스의 실질적 영향력은 단기·중기적으로 제한적"이라고 결론 내렸으며, 기업들은 연방 우위를 기다리기보다 주(州)법 준수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의 시사점 — AI 기본법 시행 반년, 연방-주 충돌에서 배울 것
2026년 1월 시행에 들어간 한국 AI 기본법은 '규율보다 진흥'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주-연방 충돌이 보여주듯, AI 규제의 공백은 결코 '진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 지자체·부처가 개별적으로 AI 관련 지침을 만들고, 기업들은 중구난방의 기준 속에서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특히 뉴욕의 S9051 아동 챗봇 금지는 한국에도 즉각적 검토가 필요한 의제입니다. 국내에서도 청소년 대상 AI 컴패니언 앱(뤼튼, 캐릭터AI 한국 서비스 등)의 정서 의존·자해 유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명시적인 금지 또는 연령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미국 37개 주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논의 중인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 기준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선제적 규율이 필요합니다.
결론 — '연방 우위'는 아직 멀었다. 주(州)들은 지금 움직이고 있다
6월 2일 트럼프 행정명령과 6월 5일 뉴욕 7개 AI 법안 만장일치 통과는 미국 AI 규제의 현재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연방 행정부는 선점을 선언하지만, 의회 입법 없이는 법적 강제력이 없습니다. 반면 주(州)들은 시민의 즉각적인 보호 수요에 응답하며 입법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 구조적 긴장은 연방 AI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AI 기업들에게 이 상황의 실질적 의미는 명확합니다 — 지금 당장 준수해야 할 법은 연방 행정명령이 아니라 각 주(州)의 AI 법률입니다. 뉴욕 S9051이 고쿨 지사의 서명을 받으면, 아동 대상 AI 컴패니언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은 뉴욕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보면, 주(州)들이 연방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이 현실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AI 기술의 속도는 연방 의회의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 References
- White House — Promot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and Security (June 2, 2026)
- Transparency Coalition — New York lawmakers wrap up by passing kids chatbot safety bill and two AI transparency acts
- TechTimes — New York Bans AI Companion Chatbots for Kids: Unanimous Vote Sets $25,000 Fines
- Gibson Dunn — President Trump's Latest Executive Order on AI Seeks to Preempt State Laws
- Paul Hastings — President Trump Signs Executive Order Challenging State AI Laws
- Seyfarth Shaw — President Trump Signs Executive Order Preempting State AI Laws and Centralizing Federal Oversight
- News10 NY — NY session wraps with data center moratorium and bills on surveillance pricing and stalking
- Duane Morris — Texas AI Law Is Now in Effect: What Employers Need to Know About TRAIGA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