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 딥페이크 400건 제작·5600개 소지 구속기소 — 텔레그램 잠입수사 적발과 채용 검증 허점의 민낯 (2026년 10월)

법을 집행해야 할 현직 경찰관이 AI를 이용해 지인 여성의 딥페이크 성착취물 400건을 직접 제작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부산경찰청의 텔레그램 잠입수사가 범인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그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현직 경장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이미 2021년 불법 촬영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2024년 4월 경찰로 채용됐다는 사실이다. 이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를 주도해야 할 공권력 내부의 제도적 허점과 피해자 보호 사각지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사건 개요: 잠입수사가 밝혀낸 가해자의 정체
부산지방검찰청은 2026년 10월 7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과 소속 20대 A 경장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 편집 등) 등 6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다. A 경장은 2022년 3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약 4년 4개월간 SNS 등에 공개된 지인 여성들의 사진을 AI 기반 딥페이크 도구로 가공해 성착취물 400건 이상을 제작하고, 이 중 50건을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 조사 결과 A 경장의 기기에서 총 5,600여 건의 불법 영상물이 발견됐다. 구체적으로는 AI 허위 영상물 2,600여 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CSAM) 1,600여 건, 불법 촬영물 1,300여 건으로 구성됐다. A 경장은 범행 동기에 대해 "호기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경위: 부산경찰청 텔레그램 잠입수사의 전말
이 사건의 발단은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인지하면서 시작됐다. 수사팀은 2025년 12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분 위장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관은 일반 이용자로 위장해 해당 대화방에 잠입한 뒤 수개월간 활동을 추적했고, 마침내 영상 유포자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신원 확인 결과 그가 서울 동대문경찰서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A 경장은 2026년 9월 16일 구속됐다.
이번 잠입수사는 한국에서 신분 위장 수사가 텔레그램 기반 디지털 성범죄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은 2025년 말부터 비공개 텔레그램 대화방에 대한 잠입수사를 대폭 강화했으며, 이는 자경단·목사방 등 조직적 텔레그램 성착취 단체에 대한 수사 경험을 축적하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은 특히 가해자가 경찰 내부 인사였다는 점에서 기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과는 결을 달리한다.
제도적 허점: 성범죄 전력자가 경찰이 된 경위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지점은 A 경장의 과거 전력이다. 그는 2021년 버스 정류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기소를 유예하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A 경장은 2024년 4월 경찰 공개채용 시험에 합격해 임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임용 이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갔다.
한국의 경찰 채용 심사는 현행법상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또는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받은 경우 임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기소유예는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사실상 채용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 SBS 보도에 따르면 A 경장은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3회의 표창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기소유예 전력자에 대한 경찰 임용 제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적 분석: 성폭력처벌법상 딥페이크 범죄의 구성요건
A 경장에게 적용된 주요 법조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 영상물 등의 반포 등)다. 동 조항은 허위의 영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 또는 이를 목적으로 제작·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를 처벌한다. 2024년 법 개정 이후 허위 영상물의 제작 자체만으로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반포한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된다.
A 경장은 이에 더해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죄,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죄를 포함해 총 6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는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로, 이번 기소에서 가장 중한 법정형이 적용되는 혐의다. 피해자로 특정된 지인 여성들은 자신의 사진이 성착취물로 가공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수사 기관의 2차 피해 방지 노력이 주목된다.
사건의 파장: 경찰 조직 신뢰 위기와 제도 개선 논의
이번 사건은 여러 층위에서 한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첫째로, 디지털 성범죄를 단속해야 할 공권력의 담당자가 동일 범죄를 저질렀다는 역설적 상황이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를 촉발했다. 둘째로, 성범죄 전력(기소유예)이 경찰 임용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 현행 제도의 허점이 구체적 사례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사건 발생 후 성범죄 기소유예 전력자에 대한 임용 제한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제도적 허점이 비단 경찰만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한다. 기소유예 전력이 공직 임용에서 걸러지지 않는 구조는 학교, 교정 시설, 아동 관련 기관 등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기소유예를 직무 관련 결격 사유로 추가하는 입법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 잠입수사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수사 결과를 제보한 제3자 없이 부산경찰청이 독자적으로 텔레그램 대화방을 발굴하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것도 확인시켜줬다.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 가이드
이번 사건처럼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를 당한 경우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즉시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 해당 게시물의 URL, 화면 캡처, 유포 채널 정보를 확보한다. 둘째,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DDSC, ☎ 02-735-8994, 무료)에 신고하면 불법 촬영물·딥페이크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셋째,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ecrm.police.go.kr)이나 가까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다. 넷째, 법원에 긴급 삭제 요청 가처분 신청이 가능하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명백히 위법이며, 피해자는 형사처벌 및 민사 손해배상을 동시에 청구할 권리가 있다.
결론: 법 집행 기관 내부의 디지털 성범죄,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2026년 10월 현직 경찰관 딥페이크 구속기소 사건은 한국 디지털 성범죄 판례사에서 이례적인 지점을 기록한다. 가해자가 국가 공권력의 대리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피해자들에게 이중의 배신감과 공포를 안겼다. 이 사건은 세 가지 과제를 남긴다. 하나, 기소유예 전력이 공직 임용 심사에서 실질적 결격 사유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둘, 내부 직원 대상 디지털 성범죄 조기 탐지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셋, 텔레그램 등 암호화 메신저 기반 잠입수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딥페이크 기술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이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 대응이 기술적 문제를 넘어 조직 문화와 채용 제도의 문제임을 확인시켜준다.
참고 자료 / References
- Korea Times — Police officer arrested over AI-generated sexual deepfakes (2026.10.04)
- Korea Herald — Seoul police officer detained over AI sexual deepfakes, thousands of illegal files (2026.10.04)
- NoCut News — Police officer indicted for AI deepfake porn, possessing CSAM (2026.10.07)
- Seoul Economic Daily — Police Officer Indicted Over AI-Generated Sexual Images of Acquaintances (2026.10.06)
- CyberNews — AI deepfake porn case exposes South Korea police vetting gaps (2026.10)
- SBS News English — Passed Police Exam Despite Illegal Filming History (2026.10)